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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헤드윅

Hedwig and the Angry inch

요즘 공중파 방송에 '풍자'라는 유튜버가 꽤 심심찮게 출연합니다. 그녀는 입담이 좋고, 성격이 시원시원하여 대중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다만, 그녀는 '트랜스젠더'입니다. 유튜버인 그녀에게 누군가가 아이들 교육상 좋지 않으니 제발 공중파에는 출연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녀가 공중파에 등장하고, 자기가 원하는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오히려 교육에 더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본질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거창하지만,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의 삶을 살 권리가 있고, 지금의 시대가 그런 사람들에 대해 너그럽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이해의 폭을 가르치는데는 현실의 이야기를 가지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저는 헤드윅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이 조금은 행복합니다. 

 

헤드윅의 음악

사실 워낙 뮤지컬로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영화를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OTT가 발전해 수많은 영화를 편하게 다시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예상 밖에 <헤드윅>을 다시 볼 수 있는 채널은 없습니다. 이 영화는 이 <헤드윅>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존 카메론 미첼이 직접 감독도 하고 주연도 한 영화입니다. 앞서 포스팅한 <퍼니 게임>에 출연한 마이클 피트가 헤드윅의 연인 '토니'로 출연합니다. 사실 헤드윅은 정말 연기나 줄거리보다는 음악이 모든 것을 다한 영화라 OST를 쭉 다시 듣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OST는 정말 한 곡도 빼놓지 않고 모두 명품 넘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음악 속에서는 헤드윅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단 한 곡 'Angry Inch'에서는 그녀의 성정체성이 부각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녀가 성전환수술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수술의 결과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불완전한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헤드윅의 출생의 배경과도 연결되는 베를린 장벽과 그녀의 성전환.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외롭고 기괴한 존재. 그러나 그럼에도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처절하게 갈망하는 삶이 모두 음악에 녹아 있습니다. 

 

Origin of Love

아마 헤드윅 공연을 보고, 헤드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명곡은 '사랑의 기원', 'Origin of love'입니다. 영화 속에서 'Origin of Love'는 삐뚤빼뚤한 선으로 엉성하게 그려진 애니메이션과 같이 나옵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의 저는 영어도 잘 못하는 주제에 이 노래의 가사를 달달 외워서 정말 주문처럼 부르고 다녔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가사이기도 하고, 외로운 가사이기도 하며, 이 영화의 주제이고, 헤드윅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헤드윅처럼 존재 자체에 한 단어로 표현될 만한 불완전함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사실 완전하지 않습니다. 어딘가는 조금 부족하고, 어딘가는 조금 비어있는, 혹은 모가 나있거나 도드라진 불완전한 존재들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같이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채워주며 살아간다는 그 평범한 진리는 생각보다 쉽게 잊혀지고, 혹은 짓밟힙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단 한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은 없을 테니, 부디 나와 다른 타인에게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좀 더 타인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그래도 조금은 더 너그럽고, 더 성숙해져가는 삶의 단편들을 보며 위로받고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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